‘트럼프’ 팔뚝에 새겨진 문신... 어떻게 읽을까

서길원 大記者

2026년 03월 27일(금) 08:18
서길원 大記者
“폭력배의 거친 언사는 내면의 두려움이 겉으로 표출되는 방증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아마도 미국이 쇠퇴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팔뚝의 근육을 자랑하는지도 모르겠다”

미국은 몰락하는가. 몰락은 아니어도 쇠퇴하는가. 그저 학자들의 분석이나 전망으로 들어 봤던 초강대국 미국의 쇠락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하는 요즘이다.

역설적이게도 미국의 미사일이 이란을 박살 내고있는 장면을 보면서 드는 고심이다. ‘몰락’보다는 ‘쇠퇴’로 표현 하지만 몰락도 멀리 있는 현상이 아닐 것이다.

국력이 쇠퇴하기 시작한 제국의 특징이 무분별한 군사행동에 있다고 하지만 쇠퇴의 신호는 도널드 트럼프에게서 먼저 잡힌다. 미국 제45대에 이어 현 제47대 대통령이자 세계 최강대국의 군통수권자의 오만과 천박한 언사가 미국 쇠퇴를 ‘의심에서 확신’으로 이끈다.

오만하기에 천박하고, 천박하기에 오만하겠지만 마치 뒷골목 어줍잖은 폭력배의 팔뚝에 새겨진 문신을 보는 듯하다.
뒷골목의 폭력배가 갖는 특징 중의 하나가 ‘팔뚝’을 내보이는 힘자랑과 거친 언사의 겁박에 있다면 트럼프 역시 다르지 않다.

세계 최강대국이라는 미국 대통령의 얼굴에서 도덕적 정의감 대신 달러를 세는 장사꾼의 야비함이 가득하고, 내뱉은 언어는 품격이 사라져 거칠고 험하다.

그는 이번 전쟁을 이끌면서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인 하르그섬에 대해 “재미 삼아 몇 번 더 공격할 수도 있다”고 했다. ‘재미 삼아’라는 그의 말로 이번 전쟁의 명분을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는가. 최강대국은 재미로 전쟁을 하는 나라인가.

그는 호르무즈 해협 상선 호위를 위해 한국을 비롯한 일본과 중국,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군함 파견 등 협조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나라가 반대하거나 결정을 미루자 “우리는 그런 지원을 원한 적도 없다”거나 “나토는 종이호랑이”라며 분노했다.

논평에는 ‘극노’라는 표현도 동원됐지만 우리말로 적확히 표현한다면 ‘삐진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러면서 한마디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인 미합중국의 대통령으로서 말하건대 우리는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

‘삐지고, 토라지고, 큰소리치고, 두고 보자’는 세계 최강대국의 군통수권자는 무섭다기보다는 우습기 그지없다.
그는 “유가가 오르면 미국이 큰돈을 번다”며 2,000여 명 이상이 숨진 전쟁을 돈벌이에 비교하는가 하면, 이란과의 전쟁으로 갈 길 바쁜 상황에서도 ‘다음 상대는 쿠바’라고 했다. 이란에 이어 쿠바와 전쟁을 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폭력배의 거친 언사는 내면의 두려움이 겉으로 표출되는 방증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아마도 미국이 쇠퇴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팔뚝의 근육을 자랑하는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우리가 미국의 쇠퇴를 남의 이야기로 흘려들을 수 없다는 점이다. 미국은 여전히 철석같은 우방이자 유일한 군사 동맹국이 아닌가. 그러한 미국의 쇠퇴는 우리에게 무얼 말하는가. 고민해야 할 때다.
기자이름 대한기자협회 광주전남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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